서울 한복판서 울린 ‘줌머족의 절규’

방글라데시軍학살자행

한국민 관심ㆍ지원 호소


로넬 차크마나니(42) 씨는 지금도 악몽에 시달린다. 정부군에 의해 눈 앞에서 동료가 죽어가는 모습을 본 지 어느덧 30여년째. 방글라데시 정부군에 대항하며 17세 때 처음 총을 든 차크마나니 씨는 지금도 암암리에 겪고 있을 현지 동포와 남은 가족의 고통에 밤잠을 설친다. 한국으로 도피한 ‘디아스포라’ 줌머족 50여명이 한국에 관심과 지원을 호소하는 이유다.

방글라데시 정부의 탄압을 피해 한국으로 건너온 줌머족 55명이 결성한 재한줌머인연대는 28일 오후 아름다운재단, 참여불교재가연대 등의 후원을 받아 한국시민사회와의 연대를 도모하는 포럼을 개최했다.
 

지난 6월 12일 줌머족이 방글라데시 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갖고 방글라데시 정부의 인권 탄압을 규탄하고 있다.


줌머족은 방글라데시 동남부에 위치한 치타공 산악지대(Chittagong Hill Tracts)에 살고 있는 소수 원주민. 방글라데시의 주류가 뱅갈리인이지만 이들은 역사적으로 다른 언어, 문화, 종교, 혈통 등을 갖고 있다. 때문에 치타공은 소수민족을 둘러싼 갈등이 끊이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차크마나니 씨는 “방글라데시가 1971년 치타공 산악지대를 영토로 편입한 이후 13차례에 걸쳐 대규모 학살을 자행했다. 2500여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군인이 눈 앞에서 가족을 살해하고 대항하는 사람 모두 목숨을 부지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1997년 방글라데시 정부와 줌머족 간 평화협정이 체결됐지만 여전히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탄압받고 있거나 토지를 강제로 약탈하는 등 탄압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이들의 전언이다.

줌머족은 몽골계로 우리와 생김새도 비슷할 뿐더러 불교신자도 많다. 차크마나니 씨는 “줌머족에게 한국은 상당히 친숙한 국가”라며 “특히 아시아 국가 중 인권과 민주주의에 있어 한국이 많은 발전을 이룬 만큼 줌머족 인권 문제에도 많은 관심을 쏟아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재한줌머인연대가 개최한 포럼에는 경계를넘어, 난민인권센터, 다함께, 문화를생각하는사람들 등 국내 시민단체가 함께 했다. ‘줌머 소수민족의 현실과 한국사회의 책임’이란 주제로 포럼을 진행한 이들은 “인권 수호 차원에서 한국도 줌머족의 현실을 외면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Z

김상수
기자/dlcw@heraldm.com


[기사출처 헤럴드경제] http://www.heraldbiz.com/SITE/data/html_dir/2009/08/28/200908280515.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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