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일 신부 "강정 해군기지, 법대로 한다고 주민들 마음 아프게 해서야"
문화를생각하는사람들 제 49차 문화나눔마당
2011년 09월 16일 (금) 22:35:36 전희진 예비객원기자 lovely8707@nate.com

9월 15일 서대문역 근처 레드북스에서는 ‘문화를 생각하는 사람들’ 주관으로 김경일 성공회 신부가 강정마을에 소식을 전했다. 김경일 신부는 생명평화결사의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생명평화결사는 2011년 강정마을의 평화를 위해 100일 제주순례를 한 바 있다.

김경일 신부는 9월 5일부터 9일까지 제주를 방문해 구럼비에서 지내며 주민들과 함께 하면서 겪은 경험담을 십여 명의 청중들과 나누었다.  

생명평화결사는 그동안 제주도에서 두 가지 원칙을 정하고 활동했다. 첫 번째로 내부에 적을 만들면 안 된다는 것, 두 번째는 끝까지 ‘평화로운’ 방법을 고수하는 것이다. 그래서 의사 표현을 할 때도 ‘반대’라는 말이 아닌 긍정의 언어를 사용하려 노력했다. ‘강정마을 해군기지 절대 반대’가 아닌, ‘제주를 평화의 섬으로’라는 말로 의지를 밝힌 것이다. 김 신부는 평화운동을 하면서 지속성을 보장받는 방법은 "철저하게 비폭력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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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를 생각하는 사람들

그래서 김경일 신부는 이번 제주 해군기지 논란에서 가장 중요한 아픔은 "주민들 사이에 평화가 깨진 것"이라고 말한다. 해군기지 논란이 불거지면서 건설 찬성과 반대로 주민들이 갈라지는 바람에 70여 개 이상의 친목 단체가 깨지고, 주민끼리 설전을 벌인 것이다. 찬반으로 나뉘어 구멍가게도 따로 가는 형편이다. 

이는 정부와 기업들이 가세해 주민을 상대로 엄청난 사기극을 벌였기 때문이다. "천여 명의 강정마을 주민 중에 87명의 주민만이 총회에 모인 상태에서, 찬성표가 많이 나왔다며 공사를 강행하는 정부가 어디 있느냐"고 김 신부는 말한다. 김 신부는 해군기지 건설 사업이 처음부터 단추를 잘못 끼운 일이라며, 건설사인 삼성과 대림이 “우리는 법대로 한다”며 무차별적으로 공사 집행을 단행하려 하고 있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특히 김 신부는 "신성한 성소이자 영혼의 자궁인 강정마을 구럼비 바위가 공사 재개로 파괴되는 현장을 바라보며 안타까와 했다. “법대로 하더라도 주민의 마음도 풀어주면서 해야지, 그냥 다 깨부수면 어떡하느냐"며 "주민을 끝까지 속이고 끝까지 마음 아프게 해서야 되겠느냐"고 해군과 시공업체를  질책했다.

"국가에서 하는 정책이라면 자고로 국민이 ‘그래도 정부가 우리 마음을 헤아려 주는 구나’라고 생각하게 해줘야지. 정의도 원칙을 기반으로 펼쳐야 한다"

아울러 김경일 신부는 "해군기지 건설은 제주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의 모든 문제, 나아가 동북아시아의 문제, 세계의 문제라고도 볼 수 있다"면서 "미국, 중국 등의 국가 사이에 군사적 긴장 조성과 관련해 열강들의 관심이 제주 강정마을에 쏠려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해군기지 건설이 정부에 의해 불가피하게 강행된다고 하더라도 자포자기하고 가만히 있으면 반드시 역사적으로 질책을 받게 된다"고 말하며, 제주도에선 도의원들이 단식까지 하면서 반대하고 있는데, 중요한 것은 끝까지 노력하는 자세라고 호소했다.

이날 김경일 신부는 휴대전화를 통해 즉석에서 오랫동안 강정마을에서 현장을 지켜오고 있는 고권일 해군기지반대강정마을대책위원장의 차분한 설명을 들려주기도 했다. 고권일 위원장은 "육지에서도 이렇게 관심을 가져 줘서 고맙다"고 말했으며, 참석자들은 큰 소리로 "힘내라!"고 한목소리로 용기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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