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등록금 릴레이시위-117일] 문화를 생각하는 사람들 이종수

9월 26일 월요일. 오늘은 나에게 어떤 날인가? 회계학 수업이 있는 날. 어려운 수업이기 때문에 절대로 졸면 안 된다. 3교시에는 반값 등록금 1인 시위 취재가 있는 날이다. 학교로 돌아오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수업인 교육철학사 수업을 연강으로 듣는 날이다. 수업이 끝난 다음에는 회계학
퀴즈 준비를 해야한다. 나는 이런 식으로 아침에 메모하는 것을 좋아한다. 오늘 꼭 해야 할 일들을 메모지에 쓰고, 제대로 그 일을 끝마치면 지워가는 식이다. 계획한 일을 다 한 날은 아주 스스로가 기특하고 좋다. 그리고 9월 26일인 오늘의 중요한 일정하나를 빼 먹을 뻔 했다. ‘등록금 2차 분납일. 930,000원 입금하기.’

등록금을 내야하는 날 반값 등록금 취재를 가니까 어쩐지 새로운 기분이 들었다. 반값 등록금 취재를 처음 가던 날이 떠올랐다. 어떤 말로
인터뷰를 시작해야 할까, 실수를 하지는 않을까 꽤 긴장하면서도, 진짜 기자가 된 것 같은 기분에 설레기도 했던 날이었다. 그렇게 처음 1인 시위 취재를 갔던 날도 그 이후, 두 번째 세 번째 취재도 나에게 반값 등록금 취재는 내가 해야 할 ‘일’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정말로 '내가 반값 등록금을 간절하게 원하는가? 그것을 위해 노력할 준비가 되어있나?'라고 물어보고 싶은 날 이었다. 아침에 확인하고 온 등록금 고지서 때문이었을까. 평소에는 등록금이 막연한 부담이었는데 오늘은 상당히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왔다.

9월 26일 반값 등록금 1인 시위자는 ‘문화를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는 단체에서 활동 중인 이종수씨였다. 이종수씨는 아직 아이가 없지만 훗날 아이에게 부끄러운 아빠가 되지 않기 위해서 반값등록금 1인 시위에 나왔다고 했다. 여태까지 1인 시위 취재를 할 때의 시위자 분들은 조금 쑥스러워 하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이종수씨는 이런 저런 얘기도 많이 하고, 본인의 시위 모습을 핸드폰 사진기로 찍어달라는 부탁도 했다.

이종수씨는 요즘 대학생들이 살아가는 것을 보면 그저 안타까운 생각뿐이라고 했다. 나는 그 말에 반 정도는 동의하고 또 반 정도는 반박할 용의도 있었다. 하지만 평소보다 조금 길게 1인 시위자 분과 이야기를 나눴다고 생각이 들었기에 나는 허겁지겁 인터뷰를 마쳤다. 학교로 돌아가는 지하철 안에서 -930,000원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등록금을 내고 나면 통장 잔고가 거의 0에 수렴할 것이다. 이번 달은 어떻게든 아끼고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어쩐지 팍팍한 현실의 무게가 느껴질 법도 한 날이다. 하지만 약해지지 않고 버텨낸다면 내 인생도 그리고 반값 등록금 시위도 좋은 끝을 보게 되지 않을까 생각하며 학교로 돌아왔다.

유도영/
인터넷 경향신문 대학생 기자 (웹場 baram.khan.co.kr)

[기사 경신싱문 웹장]
http://baram.khan.co.kr/khan_art_view.html?artid=201110030059142&code=81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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