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님들은 왜 이상한 기소를 일삼을 수 밖에 없나?"

<검사님들의 속사정> 이순혁 기자와 함께 검찰 개혁을 이야기하다
 

2012년 01월 12일 (목) 16:53:09

정현진 기자 regina@catholicnews.co.kr


11일 저녁 7시 30분, 서대문 레드북스 서점에서 ‘문화를생각하는사람들’이 주최하는 문화나눔마당이 열렸다. 이번 54차 나눔마당에서는 지난해 말 <검사님의 속사정>을 출간한 한겨레신문이순혁 기자와 함께 검찰 개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검사들은 모두 나쁜놈들’이라고 싸잡아서 욕한다고 해서 검찰이 개혁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조팀 기자를 하면서 가졌던 문제의식과 검찰개혁을 생각한다면 제대로 그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서 그동안 지켜보고 관찰한 결과를 책으로 이야기하게 됐습니다. 

개인적으로 검사들에 대한 비판이 틀리지 않지만 상대적으로 다른 조직과 비교했을 때, 형평성이 맞는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또 출세와 권력을 지향하는 검사들의 모습은 곧 우리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아파트 단지에서 임대아파트는 문도 따로 만들고 아이들끼리 함께 놀지도 못하게 하는 모습을 보세요. 검찰만 비판할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 사회 전반을 같은 맥락에서 들여다보고 고민해야 합니다.”

 

 


감정적 비난보다는 관찰과 분석 필요
현재 검찰의 모습은 20%가 만든 것

2006년 3월부터 2007년 8월, 2010년 3월부터 8월까지 법조팀 기자를 지내면서 검찰에 출입했던 이순혁 기자는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끊임없이 이슈의 중심에 있었던 검찰을 비판하고 개혁을 외쳐왔지만, 이뤄지지 않았던 것은 "제대로 그들을 알고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검찰의 개혁을 원한다면, 면밀히 지켜보고 관찰하면서 ‘그들이 왜 그럴 수 밖에 없는가’에 대해 알아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이순혁 기자는 “전 세계적으로 검찰이 이처럼 항구적으로 뉴스에 등장하고 이슈의 중심에 있는 나라는 없다. 그래서 ‘왜 이렇게 우리나라 검찰이 시끄러울까’라는 문제의식을 갖고 책을 쓰게 됐다”고 하면서, “책의 부제는 ‘대한민국 검찰은 왜 이상한 기소를 일삼는가’이지만, 그들의 구조를 알고 보면, ‘왜 이상한 기소를 일삼을 수 밖에 없는가’라고 바꿔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검찰 문제의 핵심은 ‘인사 구조’에 있다”고 단언하면서, “끊임없이 상부의 뜻에 맞춰야 인사에서 앞서갈 수 있고 출세할 수 있는 구조인데, 그 인사권을 쥐고 있는 장관이나 총장은 정치적으로 임명된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는 검찰이란 그 자체가 언어도단”이라고 설명했다.

또 “우리는 검찰 집단을 싸잡아 비난하지만, 사실 검찰 내부를 보면, 1900여명 검사들은 2대 8의 구조로 나뉘어져 있다. 우리가 비난하는 권력형 검사는 20%, 나머지 80%는 연간 약 250만 건에 달하는 사건을 처리하고 떼어내기 바쁜 ‘직장인’에 가깝다”고 이르면서, “검찰 역시 사회적 분위기와 동떨어져 운영될 수 없는 집단이다. 우리 사회 구조가 학맥, 인맥으로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은 일부 대학, 고교 출신이 집약된 조건 상 보다 심화되었을 뿐이다. 이런 상황을 총체적으로 이해하고 접근해야 실효성 있는 개혁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다른 조직, 기관의 문제에도 똑같이 비판 해야 
수사권, 검찰이냐 경찰이냐가 아닌 제 3의 선택지 고민 필요해

 

 

▲ <검사님들의 속사정>, 씨네21북스, 이순혁

나눔 주제에 대해 참가자들은 어느때 보다 관심이 높았고, 자신이 경험한 검찰의 모습을 털어놓기도 했으며 많은 질문이 이어졌다.

검찰과 다른 조직 사이의 차이와 공통점 등을 묻는 질문에 대해 이순혁 기자는, “비록 검찰의 역할 때문에 더 높은 윤리의식이 요구되고 있지만, 다른 정부 기관, 공무원들에게도 검찰과 같은 문제를 지니고 있음에도 어느 누가 비판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그런 면에서 검찰에 대한 비판은 상대적으로 ‘과잉’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최근 경찰과 검찰 사이의 수사권 논쟁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수사권을 어디로 넘겨야 할까를 생각할 때, 현재로서는 검찰이 갖는 것도, 경찰이 갖는 것도 문제지만, 경찰이 수사권을 갖는 것이 더 위험할 수 있다. 왜냐하면 경찰은 권력의 의지가 더 직접적으로 통하는 조직이고 정보력도 막강하며, 스스로 경비력도 갖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그러나 이 대답 역시 검찰이냐 경찰이냐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시민의 입장에서는 두 선택지를 벗어나 새로운 선택지, 새로운 문제설정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검사님의 속사정>을 통해 감정적 비난보다는 검찰 내부의 작동구조에 대해 분석해야 한다고 피력하는 이순혁 기자는 스스로 ‘급진적’이지 못하며 어느새 ‘타협’쪽으로 기우는 탓에 책에 대한 비판도 많이 받고 있다고 말하면서, “검찰을 없앨 수 없다면, 제대로 분석하고 대응해서 함께 건강한 쪽으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전했다.

다음 55차 문화나눔마당은 2월 9일 오후 7시 30분, 이찬수 교수(강남대 종교학과)와 함께 '믿는다는 것, 행위로서의 믿음'이라는 주제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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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 가톨릭뉴스 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6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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