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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학내 종교자유 보장을 주장하며 단식했던 강의석 군의 편에 서서 거대 교회 권력에 맞섰던 전 대광고 교목실장 류상태 목사.
지난 13일 저녁 인권연대 교육장에서 류상태 전 교목실장이 '종교문화와 종교의 자유- 사람을 위한 종교 문화로서의 종교 이해'를 주제로 강연(문화를생각하는사람들 주관)에 나섰다. 강연장을 꽉 메운 이들의 열기로 장소는 비좁아 보였다. 하지만 강연를 듣는 이들은 “시원하다”는 반응이었다. 기독교인이라고 자신을 밝힌 한 참가자는 “한국 교회에 대해 목구멍까지 차오르던 말을 류 목사가 대신 해주고 있다”며 “사람을 살리는 종교가 돼야 한다는 말에 동감 한다”고 말했다.
류상태 전 교목실장은 지난해 대광고 강의석 군 사건으로 대한예수교장로회 교단에 목사직을 반납하고 현재는 노점을 하면서 인터넷 카페 ‘불거토피아’(cafe.daum.net/bgtopia)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출범한 학교종교자유를 위한 시민연합(줄임 '학자연') 실행위원으로 기독교의식개혁운동에 나선 그는 최근 '한국 교회는 예수를 배반했다'(삼인)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류 전 교목실장은 요즘 또 한권의 책을 쓰고 있다고 했다. 청소년을 위한 종교교양 입문서인 이 책에서 그는 종교에 대한 개론적 설명부터 종교가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 그 순기능과 역기능, 그리고 미래 사회에 종교가 꼭 필요한 이유까지 다 담을 생각이라고 한다.
"교회가 예수를 배반"
“저는 신학의 전문가가 아닙니다. 학부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목회학을 하고 학원 선교를 했던 것이죠. 신학적으로 한계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분들이 도와주고 공감해주고 계세요. 그건 왜일까요. 한국 개신교의 독단을 이대로 두면 안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있다고 봅니다.”
그는 여기까지 오는 데에도 용기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강의석 사건이 없었으면 자신은 아마 은퇴 때까지 학교에 남았을 거라고 했다.
“훌륭한 신학자들이나 연구자들이 많은데 왜 얘기를 안할까요. 용기가 없기 때문이에요. 우리 모두 조금만 비겁해지면 행복할 수 있지요. 하지만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이들이 그렇게 하는 건 범죄입니다. 종교지도자들이 그래 왔기 때문에 한국 기독교가 이렇게 된 거죠. 의석이가 없었으면 저도 아마 내 생각을 숨긴 채 은퇴 때까지 학교에 남아있었겠죠.”
류 전 교목실장은 “기독교의 교리가 가진 독선과 배타성을 극복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이고 그가 운동을 통해 꿈꾸는 것도 그러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 과정에서 예수 정신의 원형을 살려내고 기독교가 새롭게 살아난다면 정말 ‘멋진’ 종교가 될 수 있지만, 그러나 살아나지 못하면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도 했다.
그는 ‘기독교는 종교가 아니라 복음이고,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기독교 전통의 뿌리와 ‘예수를 믿으면 천국가고 믿지 않으면 지옥에 갈 수밖에 없다’는 개신교의 핵심 교리가 문제라고 주장한다. 우리의 이성작용을 마비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대광고는 그런 기독교의 신앙관에 기초해 설립됐죠. 그렇기 때문에 국어, 영어, 수학을 가르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한 사람이라도 더 예수를 믿게 해 천국 보내는 것’인 거죠. 이런 신념 체계는 다른 이의 신념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절대 신념체계이기 때문인 거죠.”
그는 단 한 가지만 주문하고 싶다고 했다. “당신들의 그 신념을 한 번만이라도 의심해 달라. 그 신념이 예수로부터 온 것이 아니라 무지와 역사의 왜곡에 의해 잘못 만들어진 교리일 수 있지 않은가.” 그는 “배타적인 교리야 말로 인류의 행복과 생존을 위협하는 거고 사람을 죽이는 종교”며 “교회들, 특히 큰 교회들이 나서서 일년에 부흥회 한번 줄이고 토론회나 세미나를 한번 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안티기독교에 대해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기독교의 본질적 가치는 “생생한 역사성, 사회성, 현장성”이며 “진정으로 예수의 정신이 복원되면 기독교는 어떤 종교보다 개혁적이고 다이나믹한 종교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이를 위해선 기독교가 경전이나 성전 등의 종교 시스템부터 깨고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람 살리는 종교여야"
류상태 전 교목실장은 기독교 다원주의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했다. 이는 포용주의를 넘어 기독교의 가치를 다른 종교와 동등한 상대적 위치에 자리하게 하는 것이다. 이런 입장에 선 그에게 기독교는 진리에 도달하는 하나의 길 일 뿐이다.
“저는 다원주의 신앙의 입장을 받아들이기 때문에 기독교가 없어져도 좋다고 말할 수 있는 거지요. 기독교보다는 사람이 중요하고, 종교는 인간의 행복을 위한 수단입니다. 예수님도 이 사실을 정확히 알고 계신 분입니다. 종교는 사람을 살리고 사람 사는 세상을 평화롭게 하기 위해 있고, 그것이 바로 예수의 정신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류 전 교목실장은 마지막으로 현대사회에 종교는 없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통제력을 갖지 못한 ‘과학의 난개발’을 견제할 수 있는 것은 종교밖에 없고, 잃어버린 인간성 회복을 위해서도 종교는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강의가 끝난 후 류상태 전 교목실장과 최근 근황에 대한 이야기를 더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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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석아, 네 젊은 날을 즐기렴”
- 봄부터 노점상을 시작한 걸로 아는데, 장사는 잘 되나.
실제 벌이는 신통치 않다. 노점도 마땅치 않아서 최근엔 보따리를 들고 나가고 있는데 급하게 책을 쓰는 게 있어서 요새는 거의 못나갔고 아내만 나가고 있다. 그런데 아내가 더 낫더라. 아무래도 50줄 다 된 남자가 악세서리를 취급하는 게 조금 거북하게 다가가는 것 같다. 앞으로 품목을 바꿔야 할까 여러 가지 고민하고 있다.
- 이번에 쓰는 책은 어떤 내용인가.
청소년들을 위한 종교 교양 입문서를 쓰고 있다. 종교에 대한 객관적 소개부터 종교가 주는 순기능, 역기능도 함께 소개할 예정이다. 종교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미래 사회에 왜 종교가 꼭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설명하려고 한다.
- 강의석 군과는 연락을 하고 있는지, 주로 어떤 얘기들을 나누나.
가끔 서로 안부전화를 주고받는다. 사소한 거라도 기쁜 일이나 신변에 새로운 일이 있을 때 서로 전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운전면허증을 땄다고 메시지가 왔더라. 의석이가 아직까지 맘 편하게 자리 잡고 있다고 보긴 힘들다. 한달도 안돼 학교를 휴학한 것도 그렇고. 그 동안 많이 힘들었나보다, 정리도 하고 쉴 시간이 필요한가 보다 짐작하고 있다.
이제 네 행복 추구권도 중요하다, 널 위해 네 청춘과 젊은 날을 즐기라고 얘기해 준다. 작년에 한 것만으로도 네 역할은 다 했으니 무거운 짐을 이제 좀 내려놓으라고. 이제 우리 기성세대가 할 테니까. 종교인인 내가 일찌감치 풀었어야 했는데, 짐을 져야할 사람이 안 졌기에 어린 의석이가 졌던 거고. 이제라도 의석이가 20살 학생으로 돌아갔으면 한다.
- 현재 대광고는 종교 선택권이 허용되고 있는가. 학자연의 활동 계획은.
지난해 긴 투쟁에도 불구하고 개선점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공식적으로는 종교 자유권을 인정하겠다고 했지만, 실제 학생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거나 그 권리를 보장하려는 노력은 없다. 미성년인 학생들이 그런 분위기를 뚫고 선택권을 행하기에는 너무 힘든 거다.
이는 대광고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법 제도적으로 근원적인 문제를 풀기위해 교육부와 대화나 입법운동까지 벌일 생각이다. 최근 종교단체들을 중심으로 범종교 시민연합체 형식의 종교 개혁을 촉구하는 연합단체를 만드는 움직임이 있어 학자연도 여기에 동참하고 있다. | |